풍장1 -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
말 그대로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Kodak Tmax 100
꽉 차 있는 것 같아도 저렇게 숨 쉴 틈은 있다.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Kodak Tmax 100
"쌍발굽을 가진 동물을 우제류라 칭한다." 길을 지나가다가 '우제류'란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처음 접하는 건 오래 남는다. 때로 영원히 남는 것들도 있다. 우제류처럼 8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가 처음 접했던 따스함. 아직도 느껴진다. 2008. 8. 종로 4가 언저리 Contax ARIA, Distagon 25mm F2.8, Kodak Tmax 100
빛을 만나고 흑백의 세상에 빠지게 되었다. 내 생애 첫 흑백필름. ------------------------------------------ 오랜만이다. 이렇게 따스했던 느낌은. 2008. 8. 신세계 본점 근처 Contax ARIA, Distagon 25mm F2.8, Kodak Tmax 100
불과 14,143.84km의 거리. 좋아하는 음악 귀에 꼽고. 한없이 터벅터벅. 발길 닿는 대로.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나를 기다려줄 사람도 없다. 떠나고 싶다. CONTAX Aria, Planar 50mm F1.4, Fuji Superia REA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