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28 아이슬란드 스터쓰바르피요르드에서 회픈으로(From Stodvarfjordur to Hofn, Iceland)

2022. 8. 17. 18:50Diario de Viaje/Iceland

해 뜨기 직전 모습

눈 내린 마을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해가 막 떠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을이 분홍빛으로 반짝였다. 마음 먹는대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남은 기간 내내 최대한 오로라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마을 구경을 했다. 설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시냇물을 감상하였다. 눈밭을 뛰어다니면서 마음껏 놀았다.

눈내린 마을이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숙소 뒤쪽 전경

어제 잠시 들렀던 회픈(Hofn) 근처에서 오늘밤 오로라를 볼 확률이 있다는 구름 예보가 있어 회픈 근처에서 숙소를 잡기로 하였다. 그 동안은 아이슬란드 동쪽을 향해서 왔던 것이었는데,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서쪽으로 가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보게 되는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장엄했다. 오로라를 제외하고, 아이슬란드에서 여행을 통해 가장 기억이 많이 남은 장면은 '아이슬란드의 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운전을 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길에서 보이는 풍경 자체가 너무도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전세계 화물차 기사분들 중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운전을 하는 분이 가장 행복한 분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길에서 바라보이는 경치 자체가 아름다웠다. 

1번 도로
산에 새겨진 수평선과 사선이 인상적이다.
아이슬란드 동부 설산의 모습

중간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다. 날씨는 흐렸다. 멀리 산에 눈이 흩뿌려져 있었다. 초콜릿 케이크 위에 뿌려진 설탕가루 같았다. 빙하가 깎아서 만든 산이어서 그런지 굵은 선들이 사선으로 그어져 있었다. 동쪽으로 운전하면서 보았던 경치와 서쪽으로 운전하면서 보았던 경치가 또 달랐다. 개인적인 느낌은 서쪽으로 돌아오면서 보았던 경치가 더 아름다운 것 같았다.

1번 도로, 키세스 초콜릿 같다.
1번 도로
1번 도로

회픈 근처에 베스트라혼(Vestrahorn)이라는 유명한 산이 있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가더라도 제대로 산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내일은 예보상 화창하다니까 내일 가보기로 하였다. 회픈에 들러 차를 세워두고 점심을 먹었다. 늘 그렇듯 핫도그와 컵라면이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라 맛있게 먹었다. 회픈 시내는 한산했다. 다른 여행객들도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비슷하게 차 안에서 점심을 먹는 것 같았다.

회픈 시내의 한산한 모습
1번 도로
설산의 모습

회픈 근처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오늘 묵게 된 숙소 이름은 'Sefdalur Studio Apartment'였다. 숙소 상태는 최상이었다. 아이슬란드에서 묵은 숙소들은 대부분 다 깨끗하고 만족스러웠는데, 특히 오늘 묵게 된 숙소는 깔끔하고 정갈한 인테리어를 갖췄던 곳이라 인상적이었다. 주변에 인공광이 없는 곳이라 이 숙소에서 오로라를 보았다는 후기도 많이 있었다. 강력 추천하는 숙소이다. 회픈의 네토(Netto) 슈퍼마켓에서 산 양고기를 오븐에 구웠다. 입국 면세점에서 사온 와인을 한 병 열어 만찬을 즐겼다. 숙소 마당까지만 나가도 깜깜했기 때문에 수시로 밤하늘에 오로라가 보이는지를 확인했지만, 결국 오로라를 만나지는 못했다. 아쉬웠지만 내일이 있으니 또 괜찮다고 생각했다.  

초콜릿 케이크 위에 설탕가루가 뿌려진 것 같다.
1번 도로
근사했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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