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이 사는 기술
+ 사랑은 이미 이 도시에서는 없어선 안 될 휴대용 종교가 되었거나 혹은 그 무슨 생존 전략 같다. 어쩔 수 없는 세속의 조건 운운하며 월화수목금 열심히 남의 골을 빼먹는 이 들마저도 때때로 술 마시고 진지해져서는, 한없이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세 상이 세속화될수록 사랑은 오히려 더욱 동떨어진 허공에서 거대한 뻥튀기 구름처럼 부 풀어 그 모든 세속성을 다 감당하고 있다는 듯 사기를 치고 있으니, 이쯤이면 사랑이란 것도 이미 이 도시를 방향 없이 몰고 다니는 형체 없는 유령이나 괴물이 돼버린 듯하다. 이제는 우리들 말고 사랑이 몸소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야 될 때가 온 게 아닐까? 그간 이 세속의 뒤꼍을 감당하느라 고달프셨던 사랑 씨는 조금 때가 늦은 듯하지만 지 금이라도 낯선 길 위에 서서..
200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