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2008. 11. 29. 11:34ㆍPHotoS
Russ Freeman & Craig Chaquico 의 <From the Redwoods to the Rockies> 中
"Change Of Seasons"
중앙 도서관 앞에는 계절을 잊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가을 다른 나무들이 한창 단풍에 취해 있을 때
그 녀석은 혼자서 자기에게 붙은 잎들을 다 털어버렸다.
도서관 건물에 가려서 , 앞의 다른 건물에 가려서
제대로 된 햇살이 내릴 것 같지 않은 곳에 키도 크게 서서
다른 나무들이 한창 추워하는 요즈음
무슨 생각인지 잎을 내고 있다.
계절을 잊은 건지,
시간을 멈춘 건지,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사는 건지.
가끔 건물을 나오면
담배는 피지 않으니 그냥 하늘에다가 입김만 훅 뿜고
하얀 입김을 따라 하늘을 쳐다보면
막 돋아나는 그 녀석 잎이 짙은 검정색 하늘에 비춰
꼭 분홍색 벚꽃잎처럼 보인다.
시간을 잊고 사는 녀석이다.
되씹을 추억이 참 많나보다.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Kodak PORTRA 160NC
with Adobe Lightroom Preset & Crop
올림픽공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