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02 생쟈네, 발랑솔(Saint-Jeannet, Valensole)

2022. 8. 12. 21:15Diario de Viaje/France, Italy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밭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발랑솔(Valensole)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밭을 보기 위해서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7월 초에 발랑솔 지역에 오면 피어있는 라벤더 밭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라벤더 밭이라고 하여 특정한 위치에 있는 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을철 한국 농촌에 가면 보이는 황금색 논처럼 길가에 라벤더 농사를 짓는 밭이 펼쳐져 있고,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면서 구경을 하는 식이었다. 발랑솔로 향하는 길 중에 특히 라벤더 밭이 잘 보이는 길이 2개가 있는데, D8번 도로와 D6번 도로가 그것이다. 우리는 북쪽에 있는 생쟈네(Saint-Jeannet)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이었기에 더 북쪽에 있는 D8번 도로변에 있는 라벤더 밭을 구경하였다.

라벤더 꽃

라벤더 밭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한 낮의 태양은 너무 강했다. 라벤더 밭은 대부분 사유지이기때문에 라벤더를 꺾거나 훼손해서는 안된다. 라벤더를 건드리지 않고 주로 밭고랑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불자 보랏빛 라벤더 물결이 출렁거렸다. 그럴 때마다 라벤더 특유의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라벤더 향을 떠올리면 곧바로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향을 맡는 순간 '아 이 향이 라벤더 향이었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라벤더 밭마다 라벤더의 크기와 밭고랑의 넓이 등이 서로 제각각이어서,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올 것 같은 밭을 찾아다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출이나 일몰 무렵 라벤더 밭을 촬영하면 사진이 근사하게 나올것 같았다. 그리고 평평한 밭 보다는 밭고랑의 높낮이가 달리 굴곡져 있는 밭이 사진을 찍기는 더 괜찮았던 것 같다. 라벤더 밭을 배경으로 인물촬영을 할 경우 모델이 입는 옷의 색깔이 중요한 것 같았다. 흰색 원피스를 입은 많은 여성분들이 라벤더 밭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밭고랑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

라벤더 용품을 파는 기념품샵(Lavandes Angelvin)에 들러 라벤더 비누와 마그넷 등 기념품을 샀다. 곧바로 베르동 협곡(Parc naturel regional du Verdon)으로 향했다. 베르동 협곡 입구에는 생 크루와 호수(Lac Sainte-Croix)와 만나는 곳에 다리(Pont du Galetas)가 하나 있는데, 이 다리 아래 양쪽 강변에 주차를 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늦은 오후 다리 옆 주차장에 도착했던지라 다행이도 주차 자리가 있어 차를 세웠다. 이 곳 주차장도 차량털이를 조심해야 한다고 하여, 귀중품을 모두 차에서 가지고 내렸다. 여러 사람들이 강물에서 오리배를 타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1시간에 20유로를 지불하고 오리배를 빌렸다(신분증 필요).

라벤더 밭, 굴곡져 있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오리배를 타고 다리를 지나 협곡을 조금 거슬러 올라갔다. 물 색깔은 에메랄드 빛. 그러나 돌로미티 까레짜 호수(Lago di Carezza)의 물색처럼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 빛은 아니었다. 강 바닥이 뻘로 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협곡 양 쪽에 높은 곳에서는 용감한 젊은이들이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정말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다. 오리배나 카약을 타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가에 배를 세워놓고 가볍게 수영을 했다. 오리배를 타본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처음 타보니 재미있었다. 

베르동 협곡, 양쪽 바위에서 사람들이 다이빙을 한다.
베르동 협곡,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배를 반납하고 강가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었다. 베트남이나 태국 쪽에서 여행온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국인 여행객도 있었다. 차를 몰고 협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멋진 뷰포인트가 있다고 했는데 시간관계상 가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예전에 묵었던 이탈리아 농가민박(Agriturismo Il Rovere)에서 사온 와인(El Ruer Riviera del Garda Classico Rosso Superiore)을 마시면서 생쟈네의 노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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