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8 브레시아에서 샤모니 몽블랑으로(From Brescia to Chamonix-Mont-Blanc)

2022. 8. 8. 21:21Diario de Viaje/France, Italy

샤모니몽블랑 거리 모습

오늘은 국경을 넘어 프랑스 쪽 알프스, 특히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Mont Blanc) 산을 볼 수 있는 산악도시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 줄여서 '샤모니')으로 가는 날이다. 이동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에, 느긋하게 일어나서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조식을 먹었다. 농가민박이다보니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다. 아침식사는 매우 훌륭했다. 어제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먹었던 그 식당에서 조식을 주었는데 코스로 푸짐하게 나왔고 맛도 있었다. 예전에 산레모(Sanremo)의 농가민박(Agriturismo Soleada)에서 주었던 아침식사도 참 맛있었는데. 이탈리아의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숙소 테라스에서 보이는 보쏭 빙하

숙소를 나서 이탈리아의 고속도로를 달렸다. 숙소에서 샤모니까지는 차로 약 4시간 정도(350km)가 걸린 것 같다. 밀라노를 지날 무렵 교통량이 많아서 차가 조금 막혔다. 날씨는 전체적으로 흐렸고, 서쪽으로 향하던 고속도로가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 속으로 접어들면서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차가 말끔히 씻겨졌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차에 요소수(Ad-Blue)를 보충하였다. 한국에서는 디젤 차량을 운전해본 적이 없어 처음 요소수를 보충하였는데, 이 요소수가 다 떨어지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도로 표지판에 'Monte Blanco'라는 표시가 나왔는데, 'Monte Blanco'가 프랑스어로 우리가 가려고 하는 몽블랑(Mont Blanc)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신이 났다. 드디어 몽블랑에 가보는구나. 프랑스 국경에 다다르자 경찰이 여권 검사를 하였다. 나를 포함하여 일행 중 일부는 바르셀로나 거주증(TIE)을, 나머지 일행들은 한국 여권을 제시하였다. 왜 프랑스로 넘어갈 때 여권 검사를 하는지 의문스러웠다. 여권 검사가 끝난 후 차는 곧바로 몽블랑 터널(Montblanc Tunnel)로 진입하였다. 티켓을 끊는 과정에서 왕복 또는 편도 여부를 물어보았다. 편도 요금은 차량 한 대당 48.8유로였다. 몽블랑 터널은 몽블랑 산 아래에 있는데 길이는 약 11km에 달하였다. 처음에 티켓을 끊을 때는 왜 이렇게 통행료가 비싸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터널의 길이를 알고 나서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나중에 샤모니를 다녀갔던 친구로부터 몽블랑 터널을 지나지 않고 산을 넘어서 가는 길도 있다고 들었다. 몽블랑 터널을 나오니 곧바로 샤모니였다.

숙소 테라스에서 보이는 에귀두미디 산과 보쏭빙하

숙소 주인에게 연락하여 양해를 구하고 조금 일찍 체크인을 하였다. 이번에 3일 동안 묵게 된 숙소는 'L'Outa Panoramique'라는 이름의 숙소이다. 숙소는 샤모니 메인 거리 한 가운데 있었고, 넓었으며, 인테리어도 프랑스 느낌이 뿜어져 나오는 그런 아름다운 곳이었다. 체크인을 담당하는 분(숙소 주인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이 우리를 조금 깐깐하게 대하면서 시설보증금으로 현금 500유로를 요구하였다. 부킹닷컴을 통해 숙소를 예약할 때 그러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까먹고 현금을 넉넉히 챙겨가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현금으로 130유로 밖에 없다고 하니 그 돈을 시설보증금으로 받았다. 숙소에 들어가보니 내부에 무척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많아서 상당히 고액의 시설보증금을 요구했던 것 같고 나름대로 수긍이 갔다.

맛있었던 찹스테이크

숙소의 최대 장점은 테라스에 앉아 에귀두미디(Aiguille du Midi) 전망대와 보쏭 빙하(Glacier des Bossons)를 한 눈에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몽블랑 멀티패스(Mont Blanc Multipass) 2일권을 인터넷으로 구매한 다음(카드 보증금 3유로 포함 성인 한 명당 90유로) 실물 카드를 찾으러 몽블랑 케이블카 승강장(Compagnie du Mont Blanc) 앞에 있는 자동판매기에 갔다. 자동판매기에 이메일로 전송된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실물 카드가 발급이 된다. 몽블랑 멀티패스 구매시 다음날 올라가게 될 몽블랑 케이블카 탑승시간을 예약하게 되어 있어서, 몽블랑 케이블카 탑승시간 예약에 관한 QR코드도 함께 이메일로 전송되는데, 위 실물 카드 발급 QR코드와 헷갈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몽블랑 케이블카 승강장 앞 약국에서 고산병 약도 구매하였다. 

테라스 전경, 끝내준다.

숙소로 돌아와 전날 남은 토마호크 스테이크로 만든 찹스테이크를 먹었다. 이탈리아 마트에서 산 고급 와인(Brunello di Montalcino Barbi)을 곁들인 식사였다. 창 밖으로 프랑스 알프스의 설산이 보였다. 비가 내린 뒤여서 구름이 산 위를 오고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이렇게 맛있는 술과 스테이크를 먹게 되다니.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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