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0 베네치아(Venezia)

2022. 8. 1. 05:26Diario de Viaje/France, Italy

활기찬 물의 도시

아침에 일어나 숙소 근처 담배가게에서 베네치아 1일권을 샀다. 이 베네치아 1일권(1인당 21유로)이 있으면 메스트레와 본섬 지역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본섬의 로마 광장(Piazzale Roma)로 갔다. 메스트레 지역에서 오는 모든 버스와 트램은 이 로마 광장이 종점이다. 메스트레 중앙역(이 부근에 여행객들이 숙소를 많이 잡는 것 같았다) 근처에서 여행객들이 버스에 많이 탔다. 예전에 베네치아를 와 보았던 적이 있으나, 기차를 타고 본섬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당일치기로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났던지라, 메스트레 지역에서 본섬으로 가면서 보이는 차창 밖 풍경이 신기했다. 지도로 보면 명확한데, 바다에 놓인 긴 다리를 지나 물의 도시 베네치아로 가는 것이었다.

알록달록 부라노 섬

오전에는 알록달록한 건물로 유명한 부라노(Burano) 섬을 먼저 구경하고, 오후에 베네치아 본섬을 구경하는 계획을 잡았다. 로마 광장에서 부라노 섬을 가는 수상버스를 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을 찾아 버스를 기다렸다. 여기서는 수상버스를 바포레토(Vaporetto)라고 하는데, 말이 버스이지 실제로는 배여서, 버스정류장 역시 부둣가처럼 생겼다. 수상버스는 한 사람이 운전을 하고, 나머지 한 사람이 배가 부둣가에 도착하면 밧줄을 던져 배를 잘 붙이고 승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밧줄을 던져 순식간에 매듭을 지어 배를 단단히 고정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상버스를 타고 야외 난간에 서 있으니, 바닷바람도 절로 스쳐가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마치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갈때 느꼈던 그 쾌감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바다 위에 유럽풍 건물들이 서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도 아름다웠다. 건물들이 땅에 서 있지 않고 바다에 서 있으니 신기하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바다는 잔잔한 파도로 출렁거리는데, 그 위에 수상버스, 수상택시, 곤돌라 외에도 여러 보트들이 어우러져 활기가 넘쳤다.

알록달록 부라노 섬

수상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한참을 가니 부라노 섬에 도착하였다. 섬의 건물들 외벽이 알록달록하게 칠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된 것인데, 집집마다 칠할 수 있는 외벽의 색깔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휘적휘적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점심 시간이 되어 적당한 식당을 찾아갔다. Bar Sport Ristorante Pizzeria라는 동네 식당. 피자 1개와 파스타 2개를 시켜서 먹었는데, 특히 봉골레 파스타가 맛있었다.

다시 수상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본섬으로 나왔다. 가장 유명한 광장인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로 향했다. 골목길은 기본적으로 좁은 편이었다. 걷다 보면 중간 중간에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 위로 올라가면 베네치아 본섬의 좁은 수로들과 그 사이를 오고가는 곤돌라를 구경할 수 있다. 젤라또를 하나 사서 먹으면서 걷다 보니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왔을 때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한산하다. 특히 동양인 여행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산했던 산 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광장 양쪽으로 테라스 카페들이 줄지어 있었고, 양쪽에서 생음악이 들려와서 귀를 기울였다. 아름다운 선율. 멋진 광장에서 듣는 생음악은 나를 많이 흥분시켰다. 카페에 앉아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 시켜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쉬어가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이 곳의 카페들은 공연 연주비를 따로 받는다고 한다) 기약 없이 미뤄두었다.  

리알토 다리

두칼레 궁전을 지나 산 마르코 광장 여객선 터미널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로마 광장으로 향했다. 내가 탔던 수상버스는 노선번호가 2번이었는데, 베네치아 본섬의 내부 메인 수로를 통과하여 로마 광장까지 가는 노선이어서, 사실상 베네치아 본섬의 주요 거점들을 배에서 구경하면서 갈 수 있었다. 유명한 리알토 다리도 배에서 구경하니 더욱 멋졌다. 곤돌라를 타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마지막에 탔던 수상버스(2번)가 그 아쉬움을 어느정도 달래준 것 같다.

아름다운 물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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