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9 피렌체에서 베네치아로(From Firenze to Venezia)

2022. 7. 31. 05:31Diario de Viaje/France, Italy

물의 도시 베네치아

피렌체를 출발하여 물의 도시 베네치아(Venezia)로 가기 전에, 이탈리아 중부에서 유명한 아울렛인 '더 몰 피렌체(The Mall Firenze)'에 방문하였다. 이 곳이 1호점이고 예전에 산레모(Sanremo)에서 갔었던 '더 몰 산레모'가 2호점이다. 1호점이라 그런지 2호점보다는 더 규모가 컸다. 쇼핑객들은 많았으나, 명품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늘 우왕좌왕하는 시간과 공간이었다. 피자빵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베네치아를 향해 운전대를 잡았다.

피렌체에서 베네치아에 가는 길에는 볼로네제 파스타로 유명한 그 볼로냐(Bologna)가 있는데 굳이 들르지는 않았다. 베네치아까지 약 3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고, 오후의 햇살을 맞으며 끝없이 뻗은 일직선의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는 것이어서 때때로 졸음이 찾아왔다. 입이 시원해지는 사탕과 껌을 먹으면서 졸음을 쫓았다.

베네치아 본섬에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어 메스트레(Mestre)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이틀 동안 묵게 된 숙소는 'Casa Lunia'라는 곳.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숙소였다. 게스트하우스와 단독 아파트먼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곳 같았는데, 나는 단독 아파트먼트에 머물렀고, 넓은 잔디밭이 오롯이 우리만의 것이었다. 숙소는 복층으로 되어 있었고, 2층에 있었던 욕실은 환상적이었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쉽다. 숙소 주인은 숙소를 설명하고 열쇠를 건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사람들이 베네치아에 와서 물 속에 나무로 된 기초를 만들고 건물을 지어서 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책(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삽화가 인상적이었다)을 보여주면서 베네치아 본섬에 가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고 갈 것을 추천하였으며, 세부 추천과 맛집 등이 표시되어 있는 자신이 직접 만든 지도를 제공해주는 등, 먼 동양에서 온 사람들이 베네치아를 단순히 신기한 곳으로 수박 겉핥기처럼 보고 가기를 원하지 않는 듯 하였다. 숙소 주인의 그러한 태도 바탕에 베네치아에 대한 자부심과 여행업(숙소)에 대한 열정, 그리고 여유로움이 느껴졌고, 이러한 숙소 주인의 모습은 그동안 다른 어떤 숙소 주인으로부터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어서, 어쩌면 내게 베네치아 자체에 대한 기억보다 더 강하게 남아있게 될 것 같다. 

차를 몰고 근처 큰 마트에 가서 식료품을 구매하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이 되었고, 저녁때라도 베네치아 본섬을 방문해볼까 고민하다가 내일로 미루기로 하였다. 약 17년 전에 유럽 여행을 하면서 베네치아를 당일치기로 들렀다가 간 적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운수노조가 파업을 하여,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배를 타보지 못하고 갔었다. 이번에는 베네치아에서 수상버스와 곤돌라를 타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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