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 & F11 처음 깊은 바다에 있을 때는, 깊고, 조용하고, 곁에 아무도 없고, 자유롭고, 귀도 먹먹하고, 물도 무겁고 해서 좋았는데, 너무 깊이 들어와서 이제는 다시 물 위로 올라와 햇살을 보지 못할 것 같다. Contax ARIA, S-Planar 60mm F 2.8, Kodak 3200 Tmax Nikon Coolscan VED, ACR 보정
CLICK & F11 정거장마다 하나하나의 인연이 있다. A Bus Stop, Hong Kong Contax ARIA, Planar 50mm F 1.4, Kodak E100G Nikon Coolscan VED, ACR 보정
CLICK & F11 사진은 사진을 찍을 당시에 사진가가 그 자리에 있었고, 그가 공기의 냄새, 바람, 흔들리는 사물, 시간의 흐름을 경험했음을 증명해준다.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아무리 디지털 기술로 이미지를 바꾸었더라도,) 사진가를 둘러싼 공간과 시간, 최소한 그가 그 시공간에 닿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Contax ARIA, Planar 50mm F 1.4, Fuji Superia REALA 100 (+2) Nikon Coolscan VED
CLICK & F11 모든게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절망적이지도, 기대에 부풀지도 않았다. 다시 또 혼자서 한 걸음 한 걸음. A Road at Sunset, Namibia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Kodak E100VS Nikon Coolscan VED
CLICK & F11 때로는 그냥 사진을 올리고 싶은 때가 있다. 사진보다 글이 쓰고 싶어질 때, 그냥 스캔만 해서 하드 속에서 자고 있는 사진들이 안쓰 럽게 여겨질 때, 사진의 구도나 색감,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사진 자체의 완결된 평면이 이루어내는 느낌을 느끼고 싶을 때. 그 당시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 잘 모르겠고, 그저 덩 그러니 매달려서 흔들거리지도 않은 채 은은한 빛을 내뿜던 저것이 눈에 꽉 차보였고,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서 호흡을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눌러야만 했 던 것 같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는 모르 겠고, 천장으로부터 얼마나 길게 내려 온 것 인지도 모르는 저 녀석에 관한 두번째 사진은 찍지도 않았고, 한번 눈길을 주고 쉽게 물러나는 사람처럼 그렇게 신촌의 어느 술집에 ..
CLICK & F11 Sunset at Fish River Canyon, Namibia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Kodak E100VS Nikon Coolscan 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