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었던 사나이

2008. 9. 15. 23:02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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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
보는 내내 나의 사고수준과 딱 맞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기 위해 착한 일을 한다."

역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구절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에 어른어른했다.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음속에 자신이 되고 싶어하는 상을 그려놓고,
그 상에 맞추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어느 책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우리가 집 내부의 장식을 꾸밀 때 가령 세계지도를 붙이거나 하면,
그것은 점차 약해져만 가는 세계여행에 대한 열망을
저 세계지도를 볼 때 마다 다시 키워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내가 지금은 이러한 모습이더라도,
내가 본래 지향하는, 내가 나이기를 원하는 상은 그러한 모습이 아니라고.

끝없이 벽면의 세계지도를 보면서
잊혀져가는 스스로를 다시 찾는 것이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슈퍼맨은 자신이 그리는 슈퍼맨의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끝없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벽면을 세계지도와 사진들로 장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 방을 둘러본다.

유럽 여행을 갔을 때 탔던 유레일 지도부터
온갖 공연 포스터들까지..


내가 원하는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난 내가 원하는 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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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즐거울 때 추는 저 춤.
나도 따라서 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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