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5 라 스페치아에서 피엔차로(From La Spezia to Pienza)

2022. 7. 29. 04:46Diario de Viaje/France, Italy

토스카나의 일몰

라스페치아에서의 2박을 마치고, 꿈꿔왔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역으로 향했다. 인터넷을 통해 초록색 토스카나 평야의 모습을 많이 봐 왔던 터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이번에 이틀 동안 지내게 된 숙소는 피엔차(Pienza) 근처에 있는 Agriturismo Il Casalino.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기대가 되는 숙소였고, 그 기대를 전혀 저버리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강력 추천이다. 

한참 동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한산한 시골길로 빠졌고, 그 때부터 아름다운 토스카나 평야의 풍경이 계속 나타났다. 토스카나 평야는 5월이 지나면 누렇게 밀이 익어간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평야는 초록색인 부분도 있었고 황금색인 부분도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름. 서양 회화에서 보던 그 뭉게구름들이 그대로 하늘에 떠 있다. 

Agriturismo Il Casalino, 우리는 2층 전체를 사용하였다.

숙소에 도착해서 주인이 오기를 좀 기다렸다. 주인은 농사를 짓고 있었다. 바깥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라고 하였다. 아를에 있을 때도 무척 더웠었는데.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늘 그로 인해 내가 직접 힘들 때에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나중에는 적응이 되었지만 날이 더워서 그런가 상당히 많은 하루살이(?)들이 - 모기는 아니라고 했으니 - 몸에 붙으려고 하였고, 모기기피제를 잔뜩 바르고 다녔다. 

무척 마음에 들었던 부엌

숙소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농가 민박인데, 한국으로 치면 한옥의 목구조는 그대로 두고 내부를 적절히 현대식으로 개량한 곳이었다. 거실, 부엌, 침실 2개, 화장실 2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실에는 길다란 나무 식탁이 놓여져 있어 중세 시대에 온 느낌이 들었다. 저녁에는 이 식탁에서 스테이크와 이 숙소에서 생산하는 와인(Il Casalino Gladiatore)를 먹었다. 

Bagni San Filippo, 짧게 있어 아쉬웠다.

숙소 주인의 추천에 따라 차로 약 25분 거리에 있는 Bagni San Filippo라는 야외 천연 온천을 갔다. 숲 속에 따뜻한 물이 흘러나오는 천연 온천이 있는데, 로마 시대때부터 이용하던 곳이라고 하였다. 직접 가보지는 못하였지만 터키(튀르키예)에 있는 파묵칼레가 생각났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하여 온천을 전체적으로 둘러보지 못하였지만 상당히 규모가 큰 것 같았다. 온천수는 비눗물처럼 미끌미끌했고, 유황 냄새가 약간 났다.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다.  

토스카나에서의 2박은 오로지 휴식과 사진촬영을 위한 일정이었다. 일출과 일몰 무렵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워낙에 해가 빨리 뜨고 늦게 지는 바람에 그런 사진들을 촬영하지는 못하였다. 한 낮은 너무 더웠다. 사진 촬영 포인트도 셀 수 없이 많았고, 적절한 구도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원하는 사진을 많이 건지지는 못하였다. 그래도 아늑한 숙소에서 뒹굴거리면서 맛있는 와인을 마실 수 있어 좋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