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622
종로 3가 맥도날드에 들렸다. 낙원상가에 클래식 기타를 수리하려 간 참이었지만, 실제로는 둘이서 익숙했던 그 길을 혼자 걸어보기 위함이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나의 맨발은 종로 거리의 고인 물을 온통 헤집고 다녀야만 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빅맥 런치메뉴를 처음으로 시켜보았다. 600원을 추가하여 감자튀김과 콜라를 라지로 바꾸었다. 덤으로 AF-C의 렌즈색깔과 비슷한 보랓빛 톤의 코카콜라 유리컵을 받았다. 3층으로 올라가야만 했다. 창가도 아니고 입구도 아닌 어정쩡한 곳에 앉아, 나름 3층에 올라와 있는 분위기를 느끼려 하면서 빅맥을 씹으려고 했다. 3층에는 많은 빅맥 씹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조용했다. 마치 빅맥농장에서 사육당하는 소 같았다. 나를 포함해서. 한 마디 말도 없이 오물오물...
200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