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어둠이 조금 더 어두워질 때
내게는 모든게 한없이 어둠과 같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모든게 어둠이었기에, 심지어 어둡다는 느낌조차 없이 약 21년의 시간을 그 어둠 속에서 유유히 지내왔다. 모든게 어둠 뿐인 어둠 속에서는 더 어두운 것도, 덜 어두운 것도 없었다. 어느 날, 나는 빛을 보았고, 그 빛은 나에게 빛이라는 걸 알게 해 주었다. 그 빛은 강렬하면서도 따뜻했고,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그 빛은 내 심장으로 들어와 내 심장을 관통해 흘러 나갔다. 그 빛으로 인해 더 어두움과 덜 어두움, 덜 밝음과 더 밝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다시 끝없는 어둠 속에 있음에도 그 빛은 나에게 지금의 어둠이 얼마나 어두운 건지를 느끼게 해 준다. 내 눈동자 속 가장 깊은 곳에 그 빛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면서도, 끝없는 어둠과 시간으로 내..
2008.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