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 그런 느낌,직감이 든다. 죽음이 끝이 아닐 거라는. 결국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어쩌면 다음 생에야 만나게 되리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읽는다.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리움이 아직 정제되지 아니하다. 새벽하늘이 생각났다. Contax ARIA, Distagon 25mm F 2.8, Fujichrome Sensia 200 Nikon Coolscan VED 지리산, 04:00 새벽, 해발 1820m
CLICK 햇볕에 바싹 말린 이불 위에 누웠다. 먼지의 향을 맡을 수 있었다. 온 몸이 하늘 위로 내던져졌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것 같은 이불의 푹신함이 고요하게 느껴졌다. 창으로는 오후 다섯시 황금 시간의 느린 햇빛이 길게 들어오고 있었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세상 마지막 순간 나의 마지막 숨결에 바싹 마른 이불냄새가 어려 있으면 좋겠다고. Canon 40D, EF 85mm F 1.8 USM
말라가는 것 새까매지는 것 바스러지는 것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것. 무얼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CONTAX ARIA, Planar 50mm F1.4, Fuji Superia REALA 2008. 9. 12.
풍장1 -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