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에는 인생이 담겨있다. 우리의 엇갈린 인연처럼, 공들도 닿을듯 말 듯 엇갈려간다. 그런가 하면, 예상치 못한 흰 공의 도움으로 빨간 공들은 못 만나는 운명이었음에도 만나게 된다. 직사각형 모양의 좁은 당구대에서 온갖 인생의 희노애락이 펼쳐지고, 느껴진다. 시간이 비가역적인 것처럼, 당구대에 공이 놓이는 것도 절대로 똑같지 않다. 당구를 치면 오묘한 인생의 참맛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