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 & F11


장거리 비행기를 타면, 밖은 환한데 창문 가림막을 내리고
기체 내부 조명을 끄는 경우가 있다. 시차를 위한 배려다.

이럴 떄는 기체 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고 있고, 혼자만
멀뚱멀뚱이 깨어 있는 상황에 내팽겨쳐지게 된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리들이 귀에 들어오게 된다.
어느 영화에서는 '분절음'이라고 지칭했던,
일상 속에서 항상 존재하지만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소리들이다.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는 비행기 내부로 산소를 공급하는
소리이다. 약 해발 8000m 상공에서 비행을 하면서도, 그곳까지
도달하는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데도 고산증 증세에 시달리지
않게 되는 데, 쉭쉭거리며 산소가 기체 내부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옆 사람의 새근새근한 숨소리도 들리고,
어디선가 스튜어디스를 부르기 위해 화장실 표시 비스므레한
버튼을 눌러 딩동하고 불이 들어오며 나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소리들을 듣고 있으면 인간 실존의 고독을 느끼게 된다.
인간이 '몸'이라는 고기덩어리로 구성됨에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인 고독이다.





Contax ARIA, Planar 50mm F 1.4, Fujichorme PROVIA 100F
Nikon Coolscan VED, ACR




'PHotoS > 22°35'S 167°27'E'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y look so happy.  (12) 2011.04.23
Untitled  (2) 2011.04.23
비행기에서 들리는 소리들에 관하여  (6) 2011.04.16
An Empty Room  (6) 2011.04.15
Nokanhui Island  (13) 2011.04.07
Ile des Pins  (14) 2011.04.04
  1. Favicon of https://azis.net BlogIcon azis  2011.04.18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래서 그런거군요.
    가끔 타지만 그런 이유인 줄은 몰랐네요. ^^;;
  2. Favicon of https://rapper1229.tistory.com BlogIcon tasha♡  2011.04.19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처음 알았네요.

    필연적인 고독이란 말은 왠지 좀 슬프네요. 왜지?
  3. Favicon of http://angelroo.com BlogIcon 친절한민수씨  2011.04.19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오~ 처음 알았네요. 나중에 한번 느껴봐야겠네요
  4. Favicon of https://onaslowjam.tistory.com BlogIcon 슬로레시피  2011.04.20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전 비행기를 아직한번도 못타봐서.
    잘모르겠지만 알고타면 뭔가 더 새로울까요.
  5. Favicon of https://realbroj.tistory.com BlogIcon zibanitu  2011.06.25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도 좋지만 글이 더 마음에 드는 포스팅이었습니다. 잘보고갑니다!
openclose